정기훈 매일노동뉴스 사진기자
진상은 낯설지 않았다. 이미 구호에 들어 오래 외친 말들이 화면에서 흘렀다. 위험은 아래로 아래로 흘렀다고 발표자가 말했다. 하청 또 재하청을 복잡한 사슬을 타고 흘러내렸다. 맨 앞자리에서 지켜보던 엄마 눈에서 물이 흘렀다. 마르질 않았다. 돈 때문이었음을 조사 결과는 말해줬다. 분할되고, 외주화된 공정에서 새로운 위험이 발생했다고, 또 하청 노동자는 목숨값도 차별받았다고도 조사위는 지적했다. 청년 노동자들은 오늘도 거기 일급 발암물질 뿌옇게 휘날리는 곳에서 일한다. 바뀐 게 많지 않다고 앞자리 선 이가 전했다. 엄마는 맨 앞자리에 앉아 두툼한 자료집 구석에 메모를 꾹꾹 남긴다. 울음 꾹꾹 참느라 자꾸만 고개를 떨궜다. 그 앞 화면에 자전거 타고 출근하는 생전의 김용균 씨 사진이 멈췄다.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가 8월 19일 진상조사 결과와 권고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