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전년대비 8.2% 오른 1조 389억원에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합의 했음에도 주한미군기지 군인식당에서 일하는 한국인 노동자들의 감원과 외주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한국노총 외기노련 소속의 전국주한미군한국인 노동조합(이하 주한미군노조)은 8월 28일(수) 오후 5시 평택 캠프 험프리 정문 앞에서 500여명의 노조간부와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주한미군의 한국인 노동자 감원 및 하청계획 분쇄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주한미군노조에 따르면 “방위비분담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지난해 3800여억원에서 올해 5005억원이 배정되었음에도 주한미군은 군인식당소속 한국인 노동자 74명에 대한 감원과 200여명의 근무시간 축소를 일방적으로 노동조합에 통보하였다”면서 “더 큰 문제는 내년 10월까지 관련업무 전체를 파견업체인 (주)엘도라도리조트의 비정규직 직원으로 전환한다는 내용도 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연대투쟁사를 통해 “주둔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리고 노동자의 처우는 하청노동자로 전락시키겠다는 주한미군의 발상은 고용의 질은 떨어뜨리면서 부대 운영은 그대로 유지하려고 하는 꼼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미주둔군지위협정으로 인해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이 온전하게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노동권보다 우선한 것이 인권이고 기본권”이라며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 한국노총이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최응식 주한미군노조 위원장은 투쟁사에서 “주한미군은 하청회사 관련 비용은 100% 군수지원비로 지원한다는 현재의 제도를 교묘하게 악용하여 한국의 분담금으로 한국인 정규직일자리를 비정규직 하청일자리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또한 “이번 감원과 하청전환으로 오직 (주)엘도라도리조트라는 하청업체만 이득을 본다”며 “한국정부는 더 많은 비용을 군수지원비로 부담하는 비합리적이고 비리를 양산하는 제도를 지난 수십년간 방치해 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미국은 인건비를 100% 방위비 분담금에서 지원 받으면 용역계약을 할 수 없기에 이를 반대하고 대신 군수지원비를 사용하기 위해 하청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를 100% 지원하고 소요충족형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점점 늘어날 것이며 군수지원비는 주한미군 마음대로 악용할 수 있는 눈먼 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호 외기노련 위원장은 격려사에서 “주한미군은 모든 불법감원 및 하청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며 “한국인 노동자 임금의 88%를 방위비분담금 인건비에서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이 정리해고를 계획한다면 이를 대한민국 정부에서 막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주한미군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사람이 군수물자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현재의 제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총력투쟁 할 것”이라며, ▲감원 및 하청계획 철회 ▲주한미군 용역업체들의 계약관계 전수조사 ▲방위비분담금 제도 개선 ▲모든 직원들 직접고용 등을 촉구했다.
한편, 현재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임금의 88%는 방위비분담금 인건비에서 지원하고 있으며, 나머지 12%는 미국 정부가 부담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방위비분담금 인건비에서 한국인 노동자 임금을 100%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거부했다. 하청 전환으로 더 많은 비용이 들지만, 이를 군수지원비로 지원받으면 하청 인건비를 100% 한국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군수지원은 매우 포괄적일 뿐 아니라 하청 용역 파견을 인정하는 항목이 있다.
이와 함께 현행 한국은 미국과 특별협정을 맺고 총액을 결정하는 ‘총액형’이나 ‘소요충족형’은 실제 주둔비용 소요에 따라 분담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일본은 ‘소요충족형’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분담 비용의 주체도 일본 정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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