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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봄

등록일 2016년03월21일 16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귀신을 속여라, 엄마가 말했다. 힘이 쭉 빠진 나는 둘러대기를 멈추고 어설픈 비행의 시작과 끝을 비교적 낱낱이 털어놨다. 그날 이후 언제 어디서든 엄마가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는 위축됐다. 행여 속마음 들킬까, 저녁식사자리에선 눈 마주치기도 꺼렸다. 엄마는 언제나 예리했다. 속속들이 다 알았다. 요즘 말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판단이었을 테다. 사춘기 시절을 큰 사고 없이 보낼 수 있었다. 그건 사랑의 표현이었다고 나는 믿는다. 다른 나쁜 뜻이 거기 끼어들 이유가 없었다. 광화문 큰길 신호등에 주렁주렁 매달린 카메라가 불법 주정차를 감시하고 오가는 차를 살핀다. 그건 또 종종 거리로 나선 분노한 사람들의 움직임을 지켜본다. 360도 빈틈이 없다. 누구나의 얼굴 모습과 격한 행동을 선명하게 담았던 카메라는 경찰의 직사 물대포에 쓰러져 의식 잃은 시민만을 분간하지 못했다. 사각 없이 어디든 촘촘하게 달린 카메라엔 대개 시민의 안전을 위해 촬영 중이라는 안내가 따랐다. 의심스러운 움직임을 살피는 경찰의 눈도 광장에서 번뜩였다.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세월호 농성장 주변은 그 덕에 안전했다.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이 공포됐다. 그것이 국민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는 말을 나는 믿지 않는다. 다른 나쁜 뜻이 끼어들 이유가 차고 넘쳤다. 온갖 불법적인 사찰과 감청과 고문과 조작의 역사가 아직은 역사책에 남아있다. 현수막 걸어 스스로 비행을 고백한 바, 그들이 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보안기능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메신저로 귀신같이 망명한다. 통신자료 제공 내역을 조회한다. 경악하고 두손으로 얼굴 가려봐야 이미 늦었다. 찍힐까 봐, 조심조심 속삭인다. 아무도 모르게 작은 소리로. 봄을 알리는 간판이 어느 서점 건물 벽에 붙었다. 서울의 봄 풍경이다.

정기훈 사진작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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