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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잎 다 떨구면

등록일 2015년11월27일 16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이슬비 내리던 늦은 오후에 사람 여럿 나란히 행진했다. 빨간 깃발, 파란 우비, 찢어진 우산. 높다란 차 벽 앞에서 사람들은 이마를 마주 대고 비를 맞았다. 그것은 자주 굵은 몽둥이와 같았으니 매를 맞았다. 기침 소리 끊이질 않았고 눈물 줄줄 흘렀다. 온갖 종류의 함성과 구호가 비명에 가까웠다. 채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쓰러진 늙은 농사꾼은 축 늘어져 사경을 헤맸다. 그 바닥엔 희고 진득한 최루액이 강물처럼 흘렀다. 이름뿐인 광장으로 가는 길엔 성난 사람들이 차고 넘쳐 흘렀지만, 보가 높아 끝내 거기 고였다. 지독한 유해물질을 오래 견디는 것으로 총궐기 높은 결기를 보여야만했다. 세찬 비에 노란 나뭇잎이 후두두 떨어진다. 다 썩어 밑거름된다지만, 아스팔트가 오래도록 척박하다. 국격이 참으로 천박하다. 

정기훈 사진작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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