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같이 시퍼런 하늘이 저기. 모진 여름 지나 그래도 구월, 가을이다. 티 없이 눈부신 날이니 청첩장이 하나둘 날아든다. 용케도 포기하지 않았으니 그들은 용자라고 불린다. 동수저쯤은 물고 났다며 부러움을 산다. 치솟는 전셋값은 엄두를 못내 월세 걱정 벌써 큰 것은 비밀에 부쳤다. 늙은 그들 부모는 힘에 부쳤다. 잔칫날 잡고도 마음 시렸다. 시퍼런 멍이 가슴에 들었다. 살기 힘들다는 아우성이야말로 참말이었다. 경제 살리겠다던 온갖 청사진은 거짓말에 그쳤다. 청년은 일자리 앞에 절망했다. 청춘을 바친 일터에서 아버지는 잘렸다. 이게 다 쇠파이프 든 노동자 탓이었고 나이 든 노동자 높은 임금이며 노조 때문이라니 협박이 티 없이 맑다. 서슬 퍼렇다. 그래도 구월, 가을 하늘이 높다. 높다란 빌딩 바깥벽에 노동자 몇몇이 줄줄이 거짓말처럼 매달려 밥벌이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