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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 <마이 플레이스>, 두 영화 속 한국사회 가족의 의미

시대의 풍경을 비추는 자화상

등록일 2014년04월14일 16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2014년 1월 개봉한 극영화 <만찬>과 다큐멘터리 <마이 플레이스>는 각각 1,400명과 760명의 관객만을 동원한 채 극장에서 내려졌다. 천만 관객 시대이지만 저예산영화는 관객 천 명을 넘기는 것이 쉽지 않다. 영화의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만찬>과 <마이 플레이스>를 열 명이 채 되지 않는 관객들과 함께 보고 나오며 을씨년스러운 2014년 겨울 한국사회, 그리고 가족에 대한 풍경들을 떠올려보았다. 가족의 해체에 대한 모든 이론과 현상, 부모를 버리는 자식, 부모의 존재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이 끊겨 자살하는 자식, 급증하는 이혼율과 한부모 가정, 고령화 사회 속에서 홀로 죽어가는 노인들,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구할 수 없어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청년들, 이 동시대 풍경 안에서 가족은 어떤 의미로 존재하고 있을까? 영화 <만찬>과 <마이 플레이스> 속의 가족을 통해 그 한 단면을 보고자 한다.

 


 

함께하는 따뜻한 밥상이 아련하다
<만찬>의 가족은 은퇴 후 소일하며 여생을 보내는 노부부, 아내가 불임이라 아이가 없는 장남,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이혼하고 자폐증을 가진 아이를 홀로 키우는 둘째, 대학 졸업하고 대리운전을 하고 있는 막내로 구성되어있다. 장남인 인철은 집안에 벌어지는 온갖 일들을 본인이 나서서 해결하겠다고 동분서주 뛰어다니지만 제대로 하는 일은 없다.


심장병을 앓던 여동생이 죽은 후, 여동생의 전남편이 얼마 되지 않는 유산을 챙기려고 자폐증을 앓던 아이의 양육권을 주장해 데려가자,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아내와 함께 돈은 필요 없으니 아이만 키울 수 있도록 해달라고 사정해서 우여곡절 끝에 아이를 데려온다. 한순간의 행복. 그러나 막내 동생에게 우발적으로 생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범죄를 행하고 만다. 어느 눈 내리는 겨울, 외출을 나간 그들의 집 앞에 경찰들이 기다리고 있다.


영화에는 여동생이 죽은 후 그녀를 포함한 모든 가족이 좁은 방에 모여 떠들썩하게 밥을 함께 먹는 이상한 장면이 있다. 회상이거나 혹은 상상인 장면. 가족이 모두 모여 먹는 한 끼 식사. 그 소박한 밥상이 더 이상 불가능하고 상상으로밖에 존재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제목을 <만찬>이라 했을까?

 


 

내가 있을 곳은 어디인가
<만찬>이 한국이란 현실을 벗어날 수 없는 가족이라면, <마이 플레이스>의 가족은 반대로 한국에 있고자 하지만 한국을 벗어날 수밖에 없는 가족의 이야기다. <마이 플레이스>의 박문칠 감독이 이 가족의 다큐를 찍게 된 그 시작은 자신의 여동생이 임신하고 아이를 낳기로 하면서다.


여동생은 미혼이었고 아이의 아비가 누군지도 알려주지 않은 채 아이를 낳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는 딸을 탓하지 않고 양육을 돕는다. 그건 이 가족의 역사 때문이다. 박문칠 감독과 여동생은 모두 캐나다에서 태어나 살다가 한국으로 역이민을 오는데, 여동생은 캐나다의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사는 문화에 익숙하다가,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한국의 학교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외톨이가 된다. 그때부터 여동생은 부모와 멀어지게 된다. 여동생은 성인이 되면서 미혼모가 되어 자신의 아이와 함께 캐나다로 돌아가서 살고자 하는 꿈을 꾸고 그것을 실천한다. 박문칠 감독은 여동생의 출산과 육아문제로 시작해, 어머니와 아버지의 삶의 역사를 쫓게 되는데, 그것은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의 근대사를 관통하게 된다. 그는 묻는다. 마이 플레이스는 어디냐고.


영화 <만찬>과 <마이 플레이스>는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서 살고 있는 두 가족의 서로 다른 이야기이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형제애다. <만찬>에서 형제애는 비극의 시작이 되고, <마이 플레이스>에서 형제애는 자신의 거울이자 반성의 시작인데, 두 영화 모두에서 던지고 있는 화두는 공동체(가족)의 회복이다. 관객 천 명밖에 들지 않은 두 영화는 DVD나 굿 다운로드로 볼 수 있다.

 

강준상 영상노동자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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