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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같은 언어를 쓴다 

등록일 2019년04월04일 10시06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윤효원 인더스트리올 글로벌노조 컨설턴트 

 
말레이시아 툰쿠 압둘 라흐만 대학(UTAR) 교수인 호잉찬이 쓴 <말레이 세계의 특별한 관계 -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보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두 나라의 정체성은 세 가지 점에서 같다고 말한다. 왕국, 언어, 이슬람이 그것이다.  


두 나라는 언어(바하사, bahasa)가 같다. 말레이시아는 물론 인도네시아에서도 말레이어를 쓴다. 두 나라 사람들은 상대방 언어를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 공동체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언어에서 두 나라는 남한과 북한처럼 하나의 민족, 두개의 국민을 이룬다.  


말레이어는 동남아 해협을 가로지르는 말레이 세계(Malay world)에서 유래했다. 말레이 세계의 특징은 왕국들의 체제인데, 두 나라 역사를 가로지르는 왕국으로는 스리비자야(683~1377), 마자파히트(1292-1525), 말라카(1402-1511)가 있다. 세 왕국 모두 지리적으로 지금의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포함하는 동남아 해협을 아울렀다. 남한과 북한이 고구려, 백제, 신라를 자기 역사로 인식하듯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스리비자야, 마자파히트, 말라카 세 왕국을 자기 역사로 인식한다.  


동질적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두 나라 사람들은 말레이 생활 방식을 공유하는 대가족의 구성원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러한 언어적 동질성 덕분에 13세기 전파된 이슬람은 빠른 속도로 말레이 세계의 종교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지리적으로 지금의 말레이 반도와 인도네시아는 물론 필리핀 남부까지도 아우르는 이슬람 정체성은 인도-말레이 해협 전체의 문화적 토대를 이룬다. 이러한 종교-문화적 동질성은 두 나라 국민이 동일한 말레이 인종(Malay race)에 속한다는 과장된 관념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남북한이 미국과 소련이라는 외세에 의해 갈라졌듯이, 역사적으로 하나의 민족적 공동체를 이뤄가던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외세에 의해 쪼개졌다. 동인도회사를 앞세운 네덜란드와 영국이 말레이 세계를 분단시킨 것이다. 영국이 점령한 식민지는 지금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가 되었고, 네덜란드가 점령한 식민지는 지금의 인도네시아가 되었다.  


1945년 8월 17일 건국한 인도네시아 공화국은 영국과 미국을 등에 업은 네덜란드 식민주의자들을 몰아내기 위한 투쟁을 1949년까지 벌여야 했다. 1956년 말에는 술라웨시 섬과 수마트라 섬에서 미국과 호주의 사주를 받아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반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1950년대에도 싱가포르를 포함한 말레이 반도는, 내리막길로 치닫던 영국 제국주의의 수중에 장악되어 있었다.  
 

1955년 반둥에서 열린 비동맹회의로 인도네시아가 서방 제국주의 세력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떠오르자, 미국과 영국은 제3세계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수카르노 정권을 무너트리려는 음모를 꾸몄다. 1965년 10월 개시된 반공 군부가 주도한 쿠데타로 100만 명 가까이 학살당하고 수카르노는 실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말레이 세계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같은 근대적 국민 국가로 갈라지게 되었다.  
 

말레이시아 밑의 큰 섬 수마트라는 지금은 인도네시아의 영토지만, 제국주의 침략을 받기 전까지는 말레이 세계의 중심이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언어인 바하사는 수마트라의 언어로 말레이시아 반도 전역의 언어가 되었고, 1945년 인도네시아 독립에 발맞춰 인도네시아의 공식 언어가 되었다.

윤효원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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